色, 樂, 狂...

세번째 주말(2)...

樂+狂2005. 1. 17. 12:05
집에서 씻고 쉬다가 오후 되어서 집을 나섰다.
15일 토요일.
이날의 계획은 두가지.
하나는 학교에서의 모임과 하나는 친구 집들이.
전날 잠을 못자서인지 목도 잠기고 눈도 무겁다.
어렵사리 학교에 간만에 올라가 동아리방에서 모임을 가졌다.
동아리가 생겨난지 올해는 20년이 되는 해다.
지난 10년 전, 군대에서 휴가를 나와 10주년 기념공연을 봤던 기억이 난다.
민중가요 창작동호회로 85년에 시작한 우리 동아리는 그동안 학교 안팎으로 유명했었다.
학교 안의 거의 모든 집회에 참여하면서 민가를 불렀고 학교내에 민가를 만들고 배우고 제공했으며
학교 바깥에서는 집회에 참여하고 행동을 같이하고 연합공연도 많이 하곤 했다.
그러나 시대는 바뀌기 마련이다.
80년대의 정치적 상황과 90년대의 정치적 상황, 그리고 2000년대.
80년대의 대학내 상황과 90년대의 대학내 상황, 그리고 2000년대...
시대를 지나감에 따라 묻힐 것은 묻히고 새로운 것들이 생겨난다.
그러나 먼저 배운 사람들이 아쉬워 하는 것은 잊혀지는 것이 아니고 묻혀지는 것이 아니다.
나중에 배우는 사람들에 의해 새로운 것들이 생겨나지만
고민이 없는 것들이 생겨나는 것을 아쉬워 한다.
10주년 기념공연이 끝난 다음해인 96년의 연대사건을 통해 우리 동아리도 전대와 후대가 극과 극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 이후 짧게는 2년, 길게는 4년 단위로 동아리의 방향은 많이 바뀌게 되었다.
토요일 모임에서는 졸업생 모임의 새로운 회장을 뽑는 자리였다.
이번에 뽑힐 새로운 회장단은 아마도 올해의 숙원(?)사업인 20주년 기념공연에 많은 힘을 써야 하겠지.
준비된 사람도 있고 준비되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이번에 뽑힌 96학번 후배는 잘 하리라 생각이 든다.
물론 회장단에만 맡겨놓을 수는 없는 걸 안다.
그러기에... 회장단이 아닌 남아있는 사람들에게도 무겁다. 그 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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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노량진으로 발길을 돌린다.
이미 노량진 친구 집 집들이 현장(?)에 꽤 많은 사람들이 와 있다.
이 친구는 학교다니면서 알게된 동창이다.
2년 전에 결혼을 했는데 이제서야 집들이를 한다.
거... 참...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겠지만 그래도 그게 어딘가.
좁은 아파트에서 9~10명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그래도 즐겁게 얘기를 나눌 수 있으니...
그러나 좀 오버하는 경향이 있어보인다.
어째서인가?
나와 H, K와 B...
그리고 P와 H2...
그렇게 서로 얽히고 얽혔던 사람들이 오랫동안 서로를 멀리하다가 집들이를 통해 만나게 된 것이다.
대화는 이리저리 시끄럽게 떠돌지만 그 화살표는 항상 한두사람을 피해간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도 그것을 알기에 나오는 얘기는 한정되어 있다.
주로 대화의 주제는 친구녀석의 돌 지난 딸얘기.
딸내미가 잠에서 깨어 무대에 나타나자 무섭게 딸의 매력에 다들 집중한다.
9시에 자리에서 한 녀석들 일어나고
11시에 자리에서 또 한 무리들 일어나고...
이제서야 마음이 편해진 걸까?
남은 사람들은 슬슬 자리를 펴고 기계를 깐다. ㅡㅡ;;
포커와 고스톱을 통해.... 한 25000원 정도 따고
어느새 잠이 들었다.
담날 아침 얘기론... 고스톱 패 돌리고 있는데 쿠울... 자고 있더란다... ㅡㅡ;;
이해해줘야지... 전날 밤 샜는데...
담날 일요일 아침 잠에서 깨어 모닝담배를 물고 베란다에 나오니... 어느새 눈이 내렸다.
그리 많이 내린건 아니지만...
점심을 먹고 친구와 제수씨와 딸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집을 나왔다.
그리고 인천에 들어가니 어느새 오후 2시가 넘었다.
이틀동안의 거의 밤샘으로 인해 몸의 균형이 뒤섞여버렸다.
집에 들어가 거의 비몽사몽으로 20분 자고 일어나서 라면 먹고
TV보다가 컴퓨터 재설치하다가 또 자다가 일어나서 라면 먹고
컴퓨터 다시 설치하다가 포기하고 자다가 일어나서 TV보다가
시계를 보니 어느새 새벽 3시 반.
이번주말은 별 영양가 없는 주말같다.
산이라도 갈껄...
어떻게 주말이 더 바쁘냐... 평일보다도... 에효....
2005년의 세번째 주말은 이렇게 끝이 났다.
아마도 네번째 주말은....
일본갈 준비를 하느라.. 고생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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