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트랙백 : 2008년 영화 )
제목 :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관련 홈페이지 : www.foreverthemoment.co.kr)
장르 : 드라마
개봉일 : 2008.1.10 | 128분 | 전체관람가
감독 : 임순례 (대표작 - 와이키키 브라더스)
출연 : 문소리, 김정은, 김지영, 조은지, 엄태웅,(박원상, 하정우, 성지루 등)


1. 줄거리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앞두고 위기의 여자핸드볼을 구하기 위해 노장선수들이 다시 뭉치지만 그들앞에 펼쳐지는 현실은 가혹하다. 하지만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그들은 아테네에 갔고 결승전까지 올라 마지막 경기를 치룬다. 그리고 진다.
2. 배우
모르는 배우 없으니 넘어갈까? 그래도 쓰자.
문소리 - 박하사탕, 오아시스, 은밀한 여교수의 매력 등등.... 뭐 어쩌라고... 하지만 내가 제대로 문소리 영화를 본 것은 오로지 '가족의 탄생'뿐이니... 이거참... 죄송스럽네.. ㅎㅎ 너무 편안한 아줌마로 나온다. 편하다는 것은 성격이 편한 배우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정말 자연 그대로의 아줌마로 나온다는거다. 보통 화면이나 브라운관에 나타나는 아주머니의 모습들은 가공되어 그 성격을 보여주기 위해 약간은 불편하게 그 특징을 과대하여 보여주곤 한다. 하지만 문소리는 정말 아주머니의 그대로의 모습이다.
김정은 - 싫어하는 여배우 중 하나였다. 지금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파리의 연인을 찾아보긴 햇어도, 가문의 영광을 보긴 했었어도.... 사랑니를 보지 못한게 크다. 이 영화에서는 그나마 힘을 빼고 나오긴 하는데... 정말 너무 정의감에 불타는 성격으로 나오기도 한다. 문소리에 비하면 너무나 정직한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이 상당히 거슬리지만 예전의 과대포장의 모습은 많이 사라진 듯 하다. 사랑니가 김정은 연기의 전환점이 되었다고 하니 dvd나 빌려볼까 생각중이다.
엄태웅 - 별로 좋아하는 배우는 아니다. 엄포스란 별명을 만들어낸 수많은 드라마들을 제대로 본적이 없다. 실미도? 공공의 적2?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기억안난다. 역시 가장 최근에 본 '가족의 탄생'이 두드러지게 기억에 남는다. 극 상황상 김정은을 비롯하여 노장 아주머니 선수들과 대립을 이루는 배역이라 표현되는 대사나 상황이 작위적이긴 하다.가족의 탄생에서도 너무 잠깐 나온 것이고. 그래서 장률 감독의 '이리'를 기대할 수 밖에...
김지영 - 최고다! 조은지와 함께 이 영화에서 최고의 웃음을 가져다준다.
조은지 - 그때 그사람, 달콤살벌한 연인, 드라마 파리의 연인 등이 잠깐잠깐 스쳐지나가는 모습으로 보였지만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에서 그 후반의 강렬함을 통해 절대 잊을 수 없게 만들어준 배우.
박원상 -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아렷한 모습보다는 사람들은 '범죄의 재구성'에서의 모습을 더 기억할 것이다. 문소리의 남편으로 나온다.
하정우 - 잠깐의 모습. 익숙한 얼굴. 까메오.
성지루 - 성지루씨도 재미있었음. 김지영의 남편으로 나온다.
사실 이들보다 더 재밌던 커플은 위원장과 그 머시기 바로 아랫사람의 콩트다.
3. 色
사실 여자가 사회생활을 한다는 것 자체는 영화에서 그리 즐겨 표현되지 않는다. 게다가 우리나라 같은 경우라면 더욱 더 그렇다. 현실과 이상과의 괴리는 생각보다 심하고 그러기 때문에 항상 고통받는 모습으로 많이 나온다. 특히 30대에 아이를 키우면서 돈도 벌어야 하는 모습이라면... 거기다 남편은 사업을 잘못해서 빚쟁이가 되어 쫓겨다니는 상황이라면. 그러니 이런 여자들이 주인공인 영화를 보게되면 당연히 색안경을 끼고 봐야 하는 것이다. 그런 억울한 상황을 느껴봐야 주인공들에게 몰입이 더욱 잘 될터이니. 선수생활시절 엔트리에 발탁되기 위해 생리주기를 조절하는 약으로 인해 불임이 되었다던지, 이혼 경력 때문에 감독대행자리에서 쫓겨난다던지, 당장 돈이 필요해서 구하긴 햇는데 그게 잘나간다고 생각하는 친구가 동정으로 빌려준 것 때무에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 구겨져서 피눈물을 흘린다던지... 이 영화는 그러한 '여자'들이 겪는 내용이기 때문에 색안경을 끼고 봐야 한다. 특히 남자들은 그러한 일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리라.
4. 樂
이 영화는 생각보다 웃음을 터뜨리는 순간이 많다. 주연들도 그러하지만 조연들의 연기들로 인해 보다가 웃음을 터뜨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웃음은 상황극이 주는 웃음이라기보다는 갈등에서 솟아오르는 웃음인 경우가 많다.
90년대 금메달을 따고 찍은 단체사진에 혼자만 웃지 못하고 있는 순간은 자신이 다쳐서 경기를 뛰지 못했음에도 금메달을 받았다는 자괴감의 갈등의 표현임이 나중에 드러나게 되고
식당에서 역도부 여자 선수들과 생겨나는 웃음의 표현도 선수촌의 갈등이 그대로 표현되는 경우기도 하다.
하지만 쉽게 쉽게 웃으면 웃을 수록 조금씩 점점 더 아파져간다는 것 또한 나쁜 기분은 아니다.
5. 狂
영화는 미치도록 달려간다. 그리고 뻔하게 달려가고 그 결과도 알고 있다.
시작부터 예상되는 노장선수들 모으기.
젊은 기대주들의 감독에 대한 반항.
신세대와 구세대 선수들간의 갈등(화합 부분은 좀 너무 식상하다.)
그리고 경기로 향하면서 하나둘씩 해결되어가는 갈등...
이것들은 아주 뻔하디 뻔한 스포츠 드라마의 축이다.
이제 마지막으로 경기가 시작된다. 다만 우리는 경기의 결과를 알고 있다.
그러기에 당연히 아는 결과를 보진 않는다. 이때가 유일하게 모든 관객들이나 배우들이 핸드볼에 미치는 순간이다.
정상적인 스포츠 경기 화면으로는 절대 볼 수 없는 다양한 각도와 화면편집으로 우리는 핸드볼 경기에 빠져들고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그리고.... 끝이다.
실패한 상태에서의 끝이다.
아니, 성공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끝이다.
성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맞이하면서 끝이다.
그들에게는 생애 최고의 순간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보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순간으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서서히 잊혀져가는지도 모른다.
아니, 이미 잊혀졌을 것이다.
p.s 엔딩크레딧 올라가면서 인터뷰하다가 눈물짓는 감독의 모습에 다소 울컥
p.s2 팝콘을 씹는 것 좋다. 그러나 쩝쩝 소리내면서 먹지좀 마라.
조그맣게 잠깐 얘기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영화관에서 1분 이상 전화기 붙들고 통화하지 마라.
p.s3 엔딩크레딧 다 올라갈 때까지 보는 도중에 화면 끊지 마라.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백산 갑니다.  (0) 2008.02.27
일곱번 째 주말  (0) 2008.02.20
제주도 관광요금 비교  (0) 2008.02.14
명장(名狀)  (0) 2008.02.14
클로버필드  (0) 2008.01.30
2008년 영화  (0) 2008.01.18
1/1, 문장대(2)  (0) 2008.01.09
1/1, 문장대(1)  (0) 2008.01.09
2008년 블로그 운영방침1  (0) 2008.01.01
희귀사진  (0) 2007.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