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4/11, 마이산(1)

色+樂+狂2009. 4. 21. 08:45

2주 전, 아는 동생으로부터의 전화.
역시 아는 동생이 전주에서 결혼한다는 소식.
그래서 전주에서 전날 모여 맛집 탐방 하고 결혼식 참석하자는 얘기.

고민고민 하다가... 일단 콜 하고(원래 조카 사진을 찍어준다는 계획이 있었으나 동생내외의 일정이 안되어 패스)
기다리다가 그냥 내려가서 음식만 축내는 것은 아닌것 같아 기왕 가는 김에 오랜만에 산행을 생각해본다.

전주 근처의 산은 전주 바로 아래쪽의 모악산과 전주에서 동쪽으로 조금 가면 나오는 진안의 마이산이 있고
마이산에서 조금 위로 올라가면 완주의 운장산, 구봉산이 있다.

몇날 며칠을 고민고민하다가 가기 전날, 즉 4/10(금) 장소를 마이산으로 정한다.
마이산. 그 말로만 들어봤던 마이산. 이제 눈으로 보는거다.

마이산의 산행탐방로를 찾아보니 남부주차장~북부주차장 코스는 1시간 반짜리?
그걸 타기 위해서 산을 가자니 웃기지 않은가...
그래서 다시금 종주코스라고 불리울 만한 코스를 찾아보니 마이산 도립공원을 종주하는 코스가 있긴 있다.

보통 합미산성(강정대 또는 월운)에서 광대봉을 거쳐 서쪽에서 마이산의 모습을 바라보고 오르락내리락 하는 코스다.
그럼 나는 어디서 내려가야 하나? 일단 강정마을에서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회식장소로 달려간다.

그리고 다음날.... 술기운때문에 약간 늦게 일어나 짐을 챙기기 시작한다.
물론 전날 챙겼어야 했지만... 술김에 잠들어버린걸....

그리고....

토요일 아침 짐을 주섬주섬 주워들고 차량에 탑승한다.
차에 시동을 켜는데 불안불안하다.
언제 빠질 지 모르는 바퀴와 언제 퍼질지 모르는 엔진을 둔 내 애마야..
올해 안으로 너와는 이별이겠구나... 올해는 좋은 추억좀 남길까?

간만에 고속도로를 타고 오랜만의 장거리 여행길을 떠나본다.
천안IC에서 천안JC 그리고 천안논산간 고속도로를 타고 신나게 달려볼 생각이었지만
봄이고 주말이라 나들이객들이 많은지 생각보다 속도는 나지 않는다.
어차피 내 차도 120 넘기기 힘드니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놓고 운전한다.

공주를 지나 어느정도 산에서 벗어나 평야지대를 달린다.
산에서도 희미했던 시야는 평야지대에서는 더욱 더 희미해진다.
요즘의 날씨는 희뿌연 연무가 가득한 날씨... 아마도 4월이 지나야 날이 깨끗해지지 않을까...

논산JC를 빠져나와 호남고속도로와 합류하니 다시금 산들이 눈에 들어온다.
호남정맥을 따라다니고 있는것일까? (이건 나중에 확인해보자)

익산JC에서 익산-장수간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소양 IC에서 빠져나온다.
원래는 이대로 쭈욱 가서 진안IC에서 빠져도 되지만... 이렇게 길을 가보고 싶었다.

소양IC에서 빠져나와 시골길을 훌룰루 달리면서 높디 높은 고개를 하나 넘는다.
드디어 높은 산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마이산 도립공원의 끄트머리를 돌아 돌아 강정마을이 있는 마령으로 향한다.
시간은 거의 11시가 다 되었고.... 급하게 마령마을로 들어가 오늘의 일용할 양식을 구하고자 했으나 마땅한게 없다.
음... 그냥 물 두통만 사가지고 온다. 아! 그리고 맥주 한캔도.
베낭에 초코바 두개 있으니... 초코바 두개와 물 500ml 두개로 오늘 산행을 버텨보자. 그리 힘든 산행도 아닐 터....
(이 자만심은 첨부터 무너지고 만다....)

마이산의 산행은 일반적으로 북부주차장 - 탑사 - 남부주차장(또는 그 반대)이거나 전망대를 거치는 코스가 있다.
그거 말고도 마이산 도립공원의 끄트머리에서 끄트머리까지 종주하는 코스도 있다.
내가 가려는 코스는 그 종주코스다.
다만 차를 세워두고 나중에 돌아올 것을 생각하여 마령의 원강정마을로 들머리를 잡아놓는다.



그래... 원래는 합미성에서 출발하거나 덕천교에서 출발하여 광대봉을 거쳐 고금당, 전망대, 봉두봉, 탑사, 북부주차장으로 가려는 코스였다. 그래... 원래는 그랬다. 그것만 아니었더라면... 그 샛길에 눈길만 주지 않았더라면.....


일단 날씨는 좋다~ 좋다 못해 덥다~ 이런날 산을 타기 위해서는 미리 캔맥주 하나를 마셔줘야 한다.
암... 암....


날씨도 너무 좋고... 이대로 이 길로 가면... 보흥사가 나오겠지??



그래... 저기 저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광대봉인가봐.... 그래 이 길로만 가자~


그런데... 그런데.... 이 길은 뭐지???


음... 사람의 발길이 있는 흔적이 있는데.... 혹시 지름길인가?
이쪽으로 가면... 능선으로 가는 지름길을 만날 수 있으려나???
한번 가 볼까??

(이 것이 이날 산행의 최초의 실수이자 결국 마지막 탑사를 눈앞에 두고 눈물을 머금고 산을 내려오는 계기가 되었다.)


이 길이 맞나? 여기가 맞나? 이건 길인가? 길이 아닌가? 얼래? 길이 어디로 갔지? 으잉? 에고고....

012



집떠나면 개고생이냐???


(여러분은 길없는 산을 헤매는 삼마의 시선을 같이 보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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