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의 노래, 김훈, (주)생각의 나무,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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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말했다.
- 더 가까이 오너라.
우륵이 다가갔다.
- 지금 그 소리가 무슨연유가 있는 소리이냐?
우륵은 대답했다.
- 대왕께서 부수신 낭성 옛 백제 고을의 소리이옵니다.
왕이 우륵을 노려보았다.
- 그 고을의 소리를 어찌 금에 담았느냐?
- 무너진 고을에 살아남은 백성들의 소리를 한 토막씩 주워서 다듬고 이었사옵니다.
- 너의 말이 거칠다. 무너진 고을이 아니다. 새로 얻은 고을이다. 다시 말하여 보아라.
- 대왕께서 새로 얻으신 고을에....
- 되었다. 그만하라. 그러면 너희 무너진 가야 여러 고을들의 소리도 너의 금 안에 담겨 있느냐?
- 그러하옵니다.
- 어느 고을들이냐?
- 물혜, 달기, 다로, 가라, 기물, 알터, 바람터, 노루목과 여러 강가 마을들의 소리이옵니다. 고을의 소리로되, 고을을 넘어가는 소리이옵니다.
- 그러니, 너의 금은 나의 나라와 같구나!
왕은 웃음을 터뜨렸다.
- 현의 노래, p266 -
순장의 풍습을 묘사한 것으로 시작하여 악사 우륵, 대장장이 야로, 왕의 시녀 아라, 신라대장군 이사부의 이야기가 책 한권에 흐른다.
작가 김훈 특유의 짧고 간결한 문체가 안개처럼 피어오르다 하나하나 조각되어간다.
위에 인용한 부분은
참, 슬프다.
출처 : http://www.chunghung.com/disk/disk.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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