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남극일기...

2005. 5. 29. 14:33
내가 올해 꼭 봐야 하겠다고 마음먹은 영화 리스트
그때 그 사람들(보다가중단..)
네버랜드를 찾아서
스타워즈 에피소드3(일욜봤음)
배트맨 비긴즈
우주전쟁
킹콩
로봇
찰리와 초콜릿 공장
나니아 연대기
해리포터와 불의 잔
친절한 금자씨
태풍
남극일기
웰컴 투 동막골
극장전(기존 홍상수 작품들 보고 난 후...)
Cars(Pixar)
Kingdom of Hea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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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남극일기
감독 : 임필성
주연 : 송강호, 유지태, 박희순, 김경익, 윤제문
장르 : 미스테리
상영정보 : 2005년 5월 19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제작/수입 : (주) 싸이더스 픽쳐스
멀티미디어 : 출동! 현장속으로 현장 인터뷰
줄거리 : 남극 최초의 미스터리 남극일기 아무도 갈 수 없는 곳, 그곳이 우리를 기다린다! 6명의 대원들, 남극을 향하다. 영하 80도의 혹한. 낮과 밤이 6개월씩 계속 ... 더보기


뭐라고 해야 할까...
관악산에서 급하게 내려와.... 빡세게 달려...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숨을 고르며 극장안에 들어섰다.
왠만한 영화면 안내려왔겠지만... 친구가 "남극일기"라고 분명히 얘기를 해줘서...
뛰어내려왔다.
그렇게 시작된 영화. 남극일기....

주변배경부터 살펴보자.
감독은 임필성이다.
상업영화로는... 그것도 대규모 상업영화로는 '남극일기'가 처음이다.
그 전에 단편영화가 몇 편 있으나 대중에게 그리 알려지진 않았다.
다만... 영화전문가들에게는 그의 단편영화가 의미하는 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의 단편영화에서 항상 나오는 주제는 살부(殺夫)다.

배우들을 보자.
일단... 다른 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두 배우만 본다.
송강호, 그리고 유지태.
무슨 할 말이 있으랴.
쉬리-반칙왕을 거쳐 '살인의 추억'으로 최고의 위치에 올랐던 송강호.
봄날은 간다 - 내추럴시티 - 올드보이를 거치면서 극과 극을 보여주는 유지태.
둘 다... 나에게는 특별한 배우들로 다가온다.

자... 이제 영화를 보자.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에 극장을 빠져나오면서 드는 느낌은 실망감이었다.
영화를 보는 도중에는 불편함을 느꼈고...
80년 전의 '남극일기'란 일기장이 발견되면서부터는 '알포인트'가 의식이 갔다.
6명의 대원이 남극대륙의 '도달불능점'을 찾아가기 위한 여정이 '남극일기'의 줄거리다.
다만, 문제는 남극대륙이 가지는 극한상황과 처한 배경,
그로 인한 인간의 무기력함과 극한상황에서의 배반, 배신 등이랄까...
그래서 나타나는 미스테리, 괴기 등은 정신력이 바닥난 상태에서의 모두의 환상이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왜 불편함과 불쾌함과 실망감을 느끼게 되었을까?
아마도 그 근간의 배경은 불모지나 다름없는 남극대륙이란 설정때문일 것이다.
사방팔방이 하얀 남극대륙은 오히려 보는 관객으로 하여금 불안함과 불편함을 가져다준다.
정신병원에 갇혀 하얀 벽을 하루종일 바라본다고 생각하면 옳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6명의 대원들이 처한 상황과 처하는 행동들이 어찌보면 이해가 가고 어찌보면 불쾌할 정도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와 함께 나타나는 불편함은 대원들이 행하는 행동이 지루하다는 것이다.
낮에는 썰매를 끌고 눈밭, 혹은 화이트아웃 속의 눈보라를 견디고
저녁에는(시간적인 의미로...) 텐트 안에서 먹고 자고...
그것밖에 없다는 상황이 지루하여 불편함을 가져다 준다.


또하나는 스토리 상에서 나타나는 소재의 역할부족, 아니 관객에 대한 속임수랄까.
80년 전의 영국탐험대의 '남극일기'에 나타난 삽화들은 꼭 미스테리한, 미지의 존재가 대원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느낌을 준다.
그로 인하여 영화 곳곳에 보여지는 대원들의 상상의 고리가 그 미지의 공포스런 존재로 이어지며,
관객들로 하여금 그 존재를 실제로 있는 존재로 믿어버리게끔 하는 것이다.
이 부분은 나로 하여금 '알포인트'를 떠올리게 하였다.


그러나 가장 이 영화의 잘못된 부분이 여기지 싶다.
심리적으로 극한상황에 몰려 불안과 초조, 그리고 심리적 나락으로 떨어진 대원들의 상상속의 모습들이 나약한 인간적 존재에 대한 비난이나 조롱으로 이루어지는 (그 방법이 귀신이라는) 알포인트의 접근법과 그리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껴진다.
그러나 알포인트는 분명 미지적인 존재를 첨부터 끝까지 일관적으로 이어나가며
관객들에게도, 그리고 주인공들에게도 그 존재를 알게 해주며,
그로 인해 서로가 불신하고 두려워하고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지만
남극일기는 이러한 '미지적인 존재'를 상황에 따라 다르게 보여주고
대원들 아무도 그러한 미지적 존재를 서로 모르는 상태에서
자신의 최후의 상상을 사실로 믿어버리고 죽어간다는 것을 관객에게 절대 어필하거나 설명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불편한 것이다.

이 영화가 미스테리 심리 썰렁물인지, 알포인트같은 공포물인지를 분명하게 선을 그어주지 않는다.
미스테리 심리물로 보여주길 바란다면 관객들에게 그러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어떻게 보면 철저하게 심리물임을 숨기고 오히려 괴기물의 모습을 더욱 보여주니 헷갈려 하지 않겠는가?

또하나, 불편하고 실망스런 것은...
결론, 결과가 무의미하다는 것일까?
아니, 없다는 것일까?
'복수는 나의것'은 어떻게 보면 불편하지만 건조하다. 그러나 실망스럽진 않았다.
우리가 영화보는 눈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서 그만큼 바라고 기대하는 것이 많아지고 있는걸까?
'남극일기'는 불편하지만 감정이 꽉 차있다. (6명의 대원 모두...)
그러나 꽤 실망스럽다.
여러가지 방면에서...
제대로 그것을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내 잘못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 후배의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말을 들으니...
나도 꽤 우왕좌왕한다.... 젠장,....)
스타워즈 에피소드 3도 올릴려구 했는데...
나중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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