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계단을 통해 옥상 문을 여는 순간 뜨겁게 다가오는 열기를 콘크리트 것인줄 알았다.
그러나 오후 2시 21분의 열기는 콘크리트 것이 아닌 하늘에서 내리쬐는 태양의 열기이며
대기를 달아오르게 하여 이리저리 흔드는 뜨거운 바람의 열기이다.
그림자가 없는, 그늘이 없는 벤치에 앉아 열기를 온몸으로 받는다.
순식간에 땀구멍이 확장하면서 온 몸이 거칠게 숨을 쉰다.
입도 자연스럽게 벌어지고 코에서 나오는 숨도 뜨겁다.
그렇게 앉아 인상을 찡그리며 눈이 부신 옥상 바닥을 보다가 눈을 감는다.
시뻘건 암흑이 온몸을 감싸고
태양 아래 뜨거운 가시광선과 뜨거운 바람을 온몸으로 느낀다.
송송 솟아오르는 자그마한 땀방울
문득 그리워지는건 온 몸이 땀으로 뒤범벅 되어 작렬하는 태양 아래 달궈진 아스팔트 위를 달리는 나
그때 느낀 바람, 그때 느낀 풍경, 그때 느낀 그 흥분된 고통
4시간 뒤 다시 옥상에 오르니 뜨거운 열기는 온데간데 없어지고
하늘의 구름처럼 시원한 바람만 담배연기를 휘몰아친다.
지금 문득 그리워지는건
엷은 구름 사이로 떨어지는 태양의 버얼건 조명
이대로 조명이 꺼지길 기다리고 싶지만
2층 아래 기다리는 내 책상으로 자연스레 발걸음이 옮겨진다.
옥상 문을 닫으니 다시 발이 무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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