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는 여기 머문다 - 2007 이상문학상 작품집 대상수상작
樂2007. 3. 2. 18:26
(2006년 제30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 밤이여, 나뉘어라 by 정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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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제31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대상수상작 :천사는 여기 머문다 - 전경린
- 오랜만에 '문학'이란 작품을 읽어서일까? 처음에는 도통 그 내용이 머리속에 들어오질 않는다.
'가정폭력과 애정갈등'이란 주제가 너무 일상적이어서일까? 어떻게 보면 '사랑과 전쟁'에서나 나올것 같은 통속적인 이야기라면 쏙 빠져들 수 있을 것 같은데 한장한장 넘어가는 동안 도저히 빠져들 수 가 없다. 결국 책을 접고 한숨을 돌리고 다음날 다시 집어들어 첨부터 읽어간다.
1/3부터 점점 고조되는 갈등이 끝으로 갈 수록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다가 마지막에 보여주는 한 장면에 그저 아찔할 수 밖에 없다.
책을 덮고 푸욱 한숨을 내쉰다.
자선대표작 : 천사는 여기 머문다1 - 전경린
- 이상문학상 작품집의 대상수상작가는 그 작품 뿐만 아니라 자선대표작을 한편 더 내놓는다. 그 제목이 '천사는 여기 머문다1'이라니.
작가는 이 세상의 얼마나 많은 여자들에게 천사를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여기서 또한 통속적이면서도 통속적이지 않은 아슬아슬하고 무서운 줄다리기 속에 아찔한 장면 하나로 맺음을 한다.
애정갈등이란 것에 있어 여성들이 그 갈등을 느끼는 장면은 너무나 섬뜩하다.
우수상수상작
빗속에서 - 공선옥
대상수상작과는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이야기. '천사는 여기 머문다'가 통속적인 상황에서의 한계점에서 스스로의 내면에서 천사를 불러내는 것이라면 '빗속에서'는 가정파탄이란 한계점에서 한 가장이현실과 욕망에자신을 무너뜨린다.
오늘 비가 와서일까? 두 작품의 끝은 비와 연관이 있다.
아버지와 아들 - 한창훈
진득한 전라도 한 섬에서 일어나는 아버지와 아들의 유쾌한 한판 승부! 어떻게 보면 시트콤 같고 어떻게 보면 한편의 해학극 같은 만 하루의 일. 아버지와 아들의 그렇고 그런 이야기는 웃음과 미소를 자아내지만 지릿하게 가슴을 여미는 것 같진 않다.
내겐 휴가가 필요해 - 김연수
10년의 세월을 책을 보면서 숨어사는 것인지 속죄하는 것인지... 그저 그 상황을 알게 된, 혹은 알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 사정은 이해 간다만 그게 꼭 휴가가 필요한 것일까? 말을 하지 않고 혼자서 이해하는 상황은 없다...
약콩이 끓는 동안 - 권여선
'여우들은 영험하게도 죽을 때를 찾아든다' 죽을 데를 죽을 때로 오해했으면서도 그 시간이 가지는 운명에 이끌리게 되는한 대학원생 여자. 자신의 공간에 침입한 이들을 닥달하고 애꿋게하는 한 노교수. 그의 성격 다른 두 아들. 그리고 그들과 항상 같이 있으면서도 항상 같이 없는 한 가정부 여자. 서로 다른 이들이 교묘하게 선을 이어나가는 시츄에이션. 깔끔하진 않다만....
소년J의 말끔한 허벅지 - 천운영
어찌보면 통속적이면서도 어떤 전문적인 철학에 다다르는 한 사진가의 이야기. 주변 현실에 짖눌려 발버둥치다가 찾아낸 '아름다운 혼'과 질릴대로 질린 자신을 비교하면서 끊임없이 흘리는 눈물. 하나의 경지에 이른다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이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니, 가장 좋다.
첫번째 기념일 - 편혜영
무어라 말할까... 아무것도 없는 자에게 있어서 허물어져가는 자신의 영역을 벗어나는 꿈만한 것이 어디 있을까? 그런데 자꾸 발목을 잡는다. 그녀의 택배가.. 그녀의 물건이... 매일매일이 기념일일 수도 있는 그에게 첫번째 기념일은 오히려 자신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텐데.... 그래도 그걸 택한다.
침이 고인다 - 김애란
알고 있다. 사람의 마음속에 두 가지 상반된 개념/이상/의지가 항상 치고박고 싸운다는 것을. 그 한계선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무너져가고, 그걸 깨닫게 되는 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찾아온다. 현실에 사는, 현실적인 사람들의 이야기. 어떻게 보면 무서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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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의 작품에 비해, 2007년의 작품에는 아주 현실적인 상황이 존재하게 된다. 그 상황은 시간도, 혹은 장소도, 혹은 말 그대로 상황도 포함된다. 통속적이면서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랄까?
유부남과 함께 자고 유부남이 이혼한 후 그와 결혼하고 그러다가 폭력에 시달려 이혼하지만 계속 찾아오는 남자....
아내는 병걸려 히스테리와 의심이 심해지고, 하나 있는 아들은 대안학교에 보내졌지만 맨날 문제만 일으키고, 도망쳐 다니는 형님은 지 가족만 챙긴다 하고, 시골의 아버지는 자기 말만 하고.... 그런 상태에 점점 더 나락에 빠져들지만 진흙탕에 발끝도 내밀지 못하는 소심한 가장...
섬을 떠나보내고 싶어하는 아버지와, 육지가 싫어 섬으로 들어오고 싶어하는 아들...
시골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오는 사람과 잠깐 속터놓은 이야기를 통해 머리가 아파와 휴가를 쓰는 여직원.
다리를 다친 노교수, 시중드는 가정부, 서로 맘에 들지 않는 성격의 두 아들, 죽을 때를 눈치챈 대학원생.
능력없이 운만 좋은 중년 사진가, 그의 젊은 아내, 그와 싸우는 어린 소년. 소년의 할머니.
가망없는 동네의 한 택배원과 사진사. 그리고 놀이기구에서 일하는 여자.
결혼하지 않은 학원 여선생과 그녀의 후배.
이에 비하면 작년 작품들 중, '긴 하루', '야상록', '무릎'은 참 현실을 초월하거나 아주 과거로 회귀하거나 하는 상태다.
그래서인지, 너무 현실적이어서인지... 작년만큼의 가슴 아릿함은 다가오지 않는다.
작년 1년동안 내가 너무 건조해져서인지, 아니면 무뎌져서인지도 모르겠다.
시간 날 때... 다시한번 첨부터 끝까지 읽어봐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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