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117 분 / 15세 이상 관람가 / 2007-03-01 개봉
제작사 : (주)무사이필름 / 배급사 : 시네마서비스 / 공식홈페이지
제목 : 좋지아니한가(家)
이 영화를 보고싶었다. 어디선가 본 기사에서, 천호진이 바뀌었다는 것을 보았고... 연극배우 문희경이 나온다는 소리를 들었고... 아무것도 모르는 소녀 황보라가 나왔다는 이야길 들었다. 무엇보다 '가족'영화라는 점에서 끌린 것이라 할 수있다.
원래, '가족드라마'는 신경을 끄고 안보는 편인데 작년 한편의 영화가 기억에 오래오래 남게 되었다. 바로 '가족의 탄생'이다. 3개의 에피소드가 20여년에 걸쳐서 이어져 하나의 줄기를 만드는, '대안가족'이란 것을 제시해주는 그 영화에서 '가족'이란 의미를 다시한번 되새겨보게 되었다.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가족에 있어서의 '아버지'와 '어머니'와 '아들'과 '딸'이란 존재를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고나 할까?
그런 와중에 이번에 나온 '좋지아니한가(家)'
이번엔 어떠한 가족의 대안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인가?

1. 줄거리
콩가루(?)라고 불릴만한 집안에선 다들 각자의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게 마련.
그런 와중에 집안의 기둥이라고 불려야 할 '아버지'의 위기 속에 서로 조금씩은 인정해왔던,
혹은 이해해왔던 기둥을 지키기 위해 본의? 또는 본의 아니게 뭉친다.

2. 배우
천호진 - '범죄의 재구성'과 '주먹이 운다'에서 내 나름대로 다시끔 보게 된 배우.
문희경 - 연극무대에서는 보진 못했지만 이분이 유명하다는 것은 여기저기서 알게되었고....
김혜수 - 싫어하던 여배우 Top 5에서 좋아하는 여배우 Top 10으로 올라온... 캐릭터 상 과잉 망가짐이 다소 거슬리긴 하지만..
황보라 - 아무것도 모르는 라면소녀! 그 20대 중반의 여인이 다시 10대로 돌아가다니... 전혀 어색하지 않다!
유아인 - 누구야? 이런 몽정기에나 어울릴만한 캐릭터는? 그런데 억지스럽지 않다? 왜 이 캐릭터가 이해가 가는거지?
그리고 조연
박해일 - 분위기상 '연애의 목적'의 선생이 여자 대신 미스테리에 목숨을 걸었다!
정유미 - 아! 누군가 했다! 바로 그 '가족의 탄생'의 히로인 아니던가? 어디서 봤나 어디서 봤나 했더니 그 신비함이 그곳에 있었구나!!!! 아마도 난 당신을 끊임없이 기억하게 될 듯....
실장님? - 올드보이 실장, 금자씨의 목사(?)... 그냥반이 또 나올 줄이야~!!!!
임혁필 - 쉬시는거 아니었소? 아니면 쉬면서 영화를 찍은거요? (배경을 보니 후자일 듯....) 얼마전 개콘 복귀했더이다~!

3. 연출
이 작품의 감독은 바로 그 '말아톤'의 감독이다. 어쩐지 영화를 보는 내내 특유의 환상과 몽상이 같이 어우러진 느낌이 어디선가 느꼈던 것이라 했다. 현실세계 속에서 설마설마 하면서 조금씩 드러나는 '상상'은 아무래도 이 감독의 특기인 듯 하다.
이 영화의 연출에서 가장 특이한 점은 그 '몽상' 혹은 '환상'이라고 보여줄 판타지 기법에 있을 것이다.

4. 좋았던 점
참...나...
이 빌어먹을 소시민들의 가족의 황당무계한 점은 초반 아침식사시간부터 나타난다. KBS 개콘의 '대화가 필요해'의 장면이 그대로 코미디언이 아닌 정극배우들에 의해 재현되는 현실은 아류라는 느낌을 버릴 수 없을 터. 그래도 그렇기 때문에 개그보다 더욱 과장되어보이는 현실이 사실인걸 어떻하란 말인가... 그래서 영화의 절반까지는 슬픔이 지배를 한다.
그런데, 그 슬픔을 참을 수 없다. 아니, 그 슬픔을 웃음과 해학으로(해학이란 말이 어찌 옛작품에만 쓰일소나?) 승화시키는 순간에! 그 슬픔조차도 잠깐씩 웃어 넘길 수 밖에 없는 고통을 수반한다. "슬픈 상황이지만 웃겨 죽을"만한 상황이 현실에서 너무 자주 접하고 있는게 아닌가? 그래서 나도 웃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중반이 넘어가면서 - 대충 이 영화의 전개정보를 듣고 온 나는 - 예상했던 대로 진행되는 전개상황에 웃지 않으려 했으나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오죽하면 박수치면서 앞으로 뒤로 뒤집어질 뻔 했단 말인가. 덤앤 덤머 식의 화장실 코메디는 아닌데 - 이런 류는 절대 피해가는 바이다 - 그렇게 박장대소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알고보면 슬프디 슬픈 한 순간이 다행스럽게 영화라는 매개체로 우리에게 웃음으로 다가온다. 그렇게 다가와 가슴속에 '동화'로 남겨질 수 있는 이유는... 영화 자체가 아쉽게도 동화스럽다는 것이겠지. 하지만 그 동화스럽다는 것 때문에 우리는 더 아파하고 괴로워해야 한다. 왜냐고? 동화의 진실은 항상 냉정하고 가혹하고 슬프고 괴롭거든...

5. 좋지 않았던 점
느낌이다. 공감이다.
이런 류의 영화가 몇 번 나오다보니 일부 관객들은 너무 식상한가보다. 그리고 나도 그 식상함에 물들 뻔 했다.
본격적인 전개가 가기 전까지 다른 식으로의 연출은 안될까? 지루하다고 느낄만한 전개 속에 그저 한두번 웃음을 위한 장치라기보다는... 전체가 동화적인 영화라면 차라리 초반도 동화식으로 이끌어 갔더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이미 전개상황을 예상하는 관객들에게는 초반의 전개가 어떻게 보면 고통이리라.
동화는 동화일 뿐이다. 판타지는 판타지일 뿐이다. 판타지와 현실을 교묘하게 섞어서 판타지로 내놓으면 보는 이들은 현실을잘... 아니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차라리 처음부터 판타지로 가던지...

6. 내 느낌.
영화의 발견 1. 정유미 - 가족의 탄생에서 그 잊혀지지 않는 "연기라기 보다는 분위기"가 그대로 이 영화로 옮겨온 듯 하다. 정말 오랜만에? 아니면 처음일지... 솔직히 이나영 이후로 배우와 캐릭터가 그대로 일치가 되는 경우를 보진 못했는데... 아마도 당신은 그 부류인가보다. 싸이더스에 소속되어 있는 당신에게... 어떠한 역할이 나오게 될지는... 모르나... 기대하고 있다.

영화의 발견 2. 스냅 혹은 폴라로이드 - 한 장면에 푸욱 내 심장을 집어삼키는 순간이 거의 10 ~ 15분 단위로 나온다. 그 장면은 박장대소할 장면이기도 하고 머리를 지끈꺼리게 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의식적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아무래도 이 감독의 버릇이 다음편에도 계속 그렇게 나올 듯 하다. 다만, 내가 아는 누구처럼 영화를 보다가 팝콘을 옆사람에게 던지지 말기를...

영화의 발견 3. 가족 - 이상하게도 우리는 너무 깊고 진지하게 들어가면 머리아프다고 오히려 던져버리는 경우가 있는 듯 하다. 아마 나도 그럴지도 모르고... 중요한 건 어떻게든 가족을 발견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것인데... 나도 너무 식상한 가족관에 잡혀있다보니 이러한 영화에 더 몰두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영화의 발견 4? 한번 더 - 워낙 영화가 캐릭터 위주로 가는 터라... 한 번 더 봐 야 할 필 요 가 있 는 듯 하 다 .
"가족의 탄생'에서는 초중종 에피소드의 분위기를 살펴보았다면 이 영화에서는 초중종의 캐릭터를 다시금 살펴봐야 할 듯.
분위기도 분위기지만, 그 분위기가 나오는 곳과 이해하는 대상은 역시 캐릭터가 아니던가?
하아... 내가 써놓구서도 무슨말인지 모르겠다...
하여튼... 영화는... 순간순간이 참으로 "삼마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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