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19일 일요일 아침.... 아니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싸고(?) 씻고 전날 준비한 거 들고 5시 조금 넘어서 집에서 나와 금정역에서 청량리가는 첫 전철 탑승(5시 반쯤)

청량리역에서 6시 40분쯤 현등사로 가는 1330-44번 첫 버스 탑승....

현등사 입구 도착하니 8시 30분쯤.... 하... 멀다...


버스가 오는 길에 어디서부터인지 안개속을 계속 달려서 비몽사몽간에... 여기가 어디지... 저승으로 가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일단 현등사 입구에 도착하니 여기도 안개가 자욱.... 하늘도 보이지 않는다.

산에서도 이러려나?





입구에서 물을 사고 장비를 챙기고 옷도 챙겨입고....

그러는 사이 여러 산악회 사람들이 시끌시끌 올라간다.

아... 저 사람들과 또 같이 올라야 하나????




운악산 간단지도... 일반적으로 사람은 2코스로 올라 1코스로 내려온다. 나도 여태껏 몇 번의 운악산을 저 코스로 탔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예전에도 아기봉이란 곳을 가려고 시도했었는데....

몇 번의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본 결과... 아기봉에서 하산하는 길이 꽤 무섭다고 한다. 

그리고 몇 몇 사람들의 후기를 보니... 아기봉에서 하산한 후에 신상교까지 나오기도 멀고....

어떤 사람들은 6시간에서 9시간 걸렸다는 얘기도 있고... 얼마나 무섭겠는가....

10시부터 산 탄다고 하면.... 9시간이면 저녁 7시다.

산에서 길 헤메다 조난 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새벽부터 일찍 달려왔건만... 어느새 8시 반.


어쩔 수 없다. 그래도 가보자.....


산행코스는 

1차로 먼저 잘 아는 코스인 입구 - 현등사계곡 - 눈썹바위 - 병풍바위 - 미륵바위 - 정상(동봉)에서 절고개까지....

2차로 가본 적 없는 절고개 - 철암재 - 아기봉 - 하산 후 신상교까지.... 이다..... 오르는 1차코스보다 길다.





운악산은 자주 왔었고...

사진도 많이 찍었고....

그러니... 다른 설명 없이 사진들만....



일단, 다른 탐방객들... 산행객들... 산악회 사람들이 오르는데...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다가 사람들 눈썹바위에서 쉬는거 보고 먼저 치고 달린다.

그 사이 단풍 조금씩 구경하고....







가다가 한두사람 있는 곳은 괜찮다. 조용하고...

그런데 수십명씩 올라가는 모습은... 좀 나에게는 시끄러워서....

조용하게 오르는게 아니라 소리를 지르면서 오르니.... 뭐..... 

그렇게 스트레스 풀러 오는 사람도 있고.... 

나처럼 조용히 산타면서 스트레스 풀고 힐링하러 오는 사람들도 있고....









눈썹바위를 지나 1차 로 숨을 고를 장소까지 올라 뒤를 돌아보니... 자욱히 깔려있던 안개가 서서히 물러나고 있다.

저 안개는 가평 일대를 가득 채운 것 같다. 

저 아래 어디쪽에 신상마을도 있을거고.... 아침고요수목원도 어딘가에 있겠지...






멋진 운악산의 능선.... 

나중에 알고보니.. 저 능선 너머로 보이는 봉우리 중 하나가 아기봉이다.





안개의 바다를 뒤로 하고 저 아래쪽에 산악회가 시끌시끌 올라오는 소리에 다시 발길을 돌린다.





예전만큼 이쪽의 단풍은 이쁘진 않다. 

마른 단풍도 있고...

그나마 공기가 좋아서 조타...










지난번엔 우회했던 봉우리를 오른다.

조금 더 운악산의 전경이 잘 보이는 곳....








산행객들때문에 먼저 치고나가서인지... 초반부터 다리가 후들거리는건 함정...

아직 미륵바위도 못올랐는데....






이 계단으로 내려가면 이제 병풍바위를 만난다.







병풍바위...

언제나 그러하듯.... 멋지다.







여기서 숨을 고르는 사이에.... 일단의 산악회가 우르르 몰려 사진찍고 오르고..

다른 산악회는 반대쪽에서 오르다가 사진을 찍는다.


봉우리 우회길에서 합류하는 쪽은 단풍이 그나마 이쁘게 물들어있다.







병풍바위 보고 단풍 보고 이제 미륵바위 보러 오르는 쇠줄 구간에.... 희한한 모습으로 뻗어있는 나무와 기둥...






그리고 만난 미륵바위.





기온이 오르면서 대기가 흐려진다. 

멀리 있는 배경이 좋지 않네....






마지막 쇠줄코스를 지나...








정상 도착.





정상을 뒤로 하고

절고개로 향한다.






낮은 땅위의 공기와는 다르게 높은 하늘의 공기는 맑다.

아직은...







47번 지방도로 가는 길은 아기봉으로 가는 능선길에서 빠진다.




포천쪽 대원사로 내려가는 길도 있지...







오랜만의 남근바위도 보고....











절고개 도착




절고개 지나서 드디어 아기봉 방향으로 ....



중간에 아침겸 점심을 먹고 있는데....

반대쪽에서 한 여성분이 힙색을 매고 뛰어오르며 지나치신다....

그리고 몇 분 뒤.... 한무리의 산행객들이 또 지나간다.

일행인가?

산행객들 말미의 한 남자분에게 여쭤보니 포천쪽에서 올라오셨단다.

아하... 47번국도 그쪽에서 올라오신 듯....







충분히 쉬었겠다....

몸을 좀 풀고 슬슬 일어나 움질일 준비를 하는데..

아까 그 여성분이 이번엔 뛰어서 내려오신다. 혼자신데???

아까 그 산행객들과 일행이 아니었나보다. 



막 뛰어내려가시는 길을 난 뒤에서 천천히 내려가고 있는데...

한 바위 위에서 고민하고 계시네.

먼저 내려가서 내려오는 방법을 알려드리니 쉽게 내려오신다. 


잠깐 여쭤보니... 일행들을 놓쳐서 먼저 뛰어가서 정상(동봉)에서 막걸리 한잔 하고 다시 일행들 만나러 가시는 중.

그렇게 내려가시다가 일행들 만나서 그분들은 그분들끼리...

나는 나 혼자 이제 길을 향한다.


그분들은 가평쪽으로 다시 내려가시고... 난 원없이 쌓인 낙엽을 밟으며 아기봉으로 향한다.








낙엽이 잔뜩 쌓여있으니 길이 가끔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










사유지 경고문은 자주 나온다. 







어느정도 조망이 가능한 곳에 올라 뒤를 돌아보니...

왼쪽에 운악산 정상이 보이고... (서봉과 앞쪽 동봉) 능선이 오른쪽으로 내려가고 있다.








그리고 오른 쪽 능선 아래... 숨겨져 있던 채석장이 나온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채석장...

나도 그동안 이런 채석장이 운악산에 있다는 걸 이번 산행계획 짤 때 첨 알았으니...







오른쪽 아기봉쪽 능선은 현등사쪽에서의 모습보다 더 울긋불긋하다.








아까 만난 산행객들은 오른족 지방도에서 올라오신 듯...






길원목장은 포천 쪽 방향...

난 윗봉수리 방향으로 계속 직진....






조망 좋은 봉우리에선 항상 능선을 바라보고.... 




앞으로 가야 할 길도 보고....






오른쪽 아래 47번 국도의 모습도 보이고....







통천문같은 곳... 

그러나 저기를 지나는 것이 아니라 길 옆에 경사면쪽으로 되어 있다. 






낙엽... 낙엽...





가끔씩 보이는 아름다운 단풍색...






윗봉수리는 포천쪽이고...

난 아기봉/신상리 쪽으로 향한다.


아기봉까진 500미터... 신상리까진 3.6km....





쭈욱 내려갔던 능선을 다시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조금씩 지대가 높아지는 듯...

다시 운악산의 능선들...

왼쪽부터 서봉, 동봉... 사이 절고개는 숨어있고.... 835봉... 835봉 따라 오른쪽으로 운악산 능선... 왼쪽으로 철암재방향으로 이어진다.







이 바위가... 아기봉인지..... 

다른 사람들의 사진에는 이 바위를 아기봉으로 부른다.


지금 능선에서는 가장 높은 곳이긴 한데.... 

저기 올라 보기로 한다.





그리고 귤 하나 까먹으면서 목을 축이며 전경을 조망한다.

가스는 더 심해진 듯 하고...

하늘도 구름이 점점 더 많아지는 듯...

오른쪽 방향의 능선.... 내려가는 길... 왼쪽의 마을이 신상마을....






운악사쪽 능선.. 채석장....






구름이 많아지는 하늘....

저 멀리 어딘가 명지산, 어딘가 연인산...







채석장인지... 자연붕괴된 곳인지....





토이카메라효과?








그렇게 잠시 쉬다가 하산길에 들자마자 보이는 바위..

이 바위가 더 아기같다. ... 

아기바위가 있다고 해서 아기봉이었을까?





그렇게 조금씩 능선을 내려가기 시작한다.









마지막 봉우리를 앞두고...

왼쪽으로 길을 돌려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해본다.



사진으로는 잘 보이진 않지만 저기 길 꽤 가파르다.

가파른데다... 낙엽까지 쌓여있어... 꽤 미끄럽다.


두 종아리와 허벅지에 힘을 잔뜩 주고 내려간다.

공기가 싸해지면서 확 긴장이 든다.




중간중간 경사 60~70도의 내리막...


작은 길들이 낙엽에 뒤덮여 조금씩 희미해지더니 금방 사라졌다.

그리고 나온 길은 물이 마른지 오래 된 계곡의 흔적.

바위를 밟으니 바위도 흔들거리며 미끄러진다.

땀이 주르륵...


이 길이 맞나... 저 길이 맞나...

몇 번을 가다가 고민하고 조금만 가도 아닌 것 같으면 바로 뒤돌아 나온다.

그러길 한참...

희미한 계곡을 따라 내려오다보니 어느정도 길이 또 희미하게 나타난다.


여기서 길을 잃어버리면 꽤나 곤란해지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첫번째 미션 완료... 







고생했다고 잠시 멋진 풍경을 보여주는 계곡.

그리고 .... 






멋진 단풍숲을 지나가다가.... 무언가 불안한 느낌이....







드디어 나타났다. 

자그만 물이 흐르는 폭포는 아닌 바위절벽...




높이가 십수미터는 되어 보이는 바위절벽이 나타났다.






아기봉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의 글에 한번 씩은 꼭 등장하는 바위절벽...

절벽에서 어떻게 가는 길이 있나 두리번거리니... 왼쪽으로 비스듬한 바위가 있다.

그 건너편으로 길이 있는 듯 하여...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한다.






그리고 옆으로 돌아나가니 또다시 발견한 희미한 길의 흔적.

두 번째 미션 완료!!!




그리고 역시나 수고했다는 듯이 울긋불긋 아름다운 색상들이 반겨준다.

휴우... 땀 꽤나 흘렸다.


하지만 아직 미션이 끝난 것은 아니고...

여기에서도 조금 내려가다보니 길이 사라지고...

또다시 계곡흔적을 따라 부들부들 떨면서 내려온다.









다시 발견한 조그만 길.... 

능선 옆 길을 따라가다보니... 이제 하늘도 나타나고... 길도 넓어진다.

눈 앞에 채석장이 있던 산비탈도 만나고...

그러다 물줄기 소리가 시원하게 들린다.


와~~~ 계곡이다...


계곡 건너편으로 길도 보이고...


드디어 다 내려왔다~!!!!


다행히.... 한번도 길을 잃어버리진 않았다..

도중 두어번 헷갈리긴 했지만...





더워서, 그리고 긴장해서 땀을 흘린 터라 얼굴도 씻고 족욕도 좀 하니...

이제서야 살 것 같다.






계곡의 단풍 모습도 바라보면서 잠시 휴식을 즐긴다.






여긴... 기도하는 장소인가보다.... 아니면 먹는 장소인가? 






임도는 아니고.... 채석장으로 향하는 길이다.

이제 이 길을 따라 쭈욱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





채석장에서 내린 돌을 쌓아놓는 곳?

야적장...




이건 잘 깎아낸 돌....






야적장을 지나 마을길을 따라 내려간다.

한 아름다운 집(펜션) 뒷쪽으로 아기봉이 보인다. 

아기봉 맞나???

아기봉 바로 전인가????


아마 오른쪽 아기봉에서 내려와 마지막 봉우리 사이에서 하산을 하지 않았나 싶다. 








신상마을을 빠져나와 신상교를 건넌다.





모든 하산이 완료된 시점에서.... 

눈 앞에 보이는 편의점으로 들어가 캔맥주 하나를 산다.

그리고 버스를 물어보니... 1330-44번 버스가 앞으로 지나간단다. 

조금만 올라가 마을회관 비슷한 곳에 버스정류장 앞에서 기다리며 맥주로 목을 축인다.



시간을 보니... 2시 55분쯤....


아마도... 현등사 입구에서 3시에 버스가 출발하니 금방 오겠군....



아니나 다를까 바로 온다.

드디어.... 이제 집으로 가는구나.....





산행시간 : 08:40 ~ 14:50 (6시간 10분 정도)

산행코스 : 운악산입구(현등사) - 눈썹바위 - 병풍바위 전망대 - 미륵바위 전망대 - 정상(동봉 10:47) - 절고개 - (중간식사 11:00) - 철암재 - 길원목장갈림길(12:09) - 윗봉수리 갈림길(12:28) - 아기봉(12:41) - 675봉 전 하산길(13:26) - 하산길절벽(13:48) - 계곡(14:06, 휴식 15분) - 신상교(14:53)



특히나... 철암재부터 하산길까지는 혼자서 다녀서... 무섭기도 했고... 호젓하기도 했고.... 조용하기도 했다...





청량리에 5시쯤 도착하여 혼자서 점심겸 저녁을 먹다가 후배하나 불러서 먹자골목에서 한잔 더 하고 집에 귀가하니 9시...


어휴.... 힘든 하루였다.








사진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