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23년만의 귀가...

2006. 7. 20. 13:41
이O님, 산O님 두분 얼마전 지인이 돌아가셨다는 글을 봤다.
뭐라 드릴 말이 없어서 그저 보고만 지나쳤었는데...
그저께 모임때문에 집에서 실컷 자고 있는데 문자가 때릉 울린다.
친구 아버님이 돌아가셨다.
대학 동기인데... 군대 갔다 왔다가 다른 학교로 편입한 녀석이다.
하지만 역시 대학 동기는 어디다 빼놔도 빼놓을 수 없는 터라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아버님이 별세하셨다고 해서 부랴부랴 대전으로 출발할 준비를 하는 도중에 갑자기 문득 든 생각.
아니, 기억....
대학교 1학년때이니 93년일 터.
친구들끼리 술 먹고 그녀석 집에 놀러갔는데.... 그녀석 집은 서대문형무소 근처였던 걸로 기억한다.
다음날 형무소를 구경하면서 으스스했던 기억이 있으니까...
아니, 문제는 그게 아니라.... 분명 그때 그녀석 집에 어머님만 계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가족이 어머님, 형님, 그리고 그녀석인데....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니?
상가집에 가서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23년동안 행방불명, 즉 실종상태였는데.... 어디선가 돌아가신 후 사회복지사가 어떻게 찾아서 집으로 연락이 왔단다.
23년만에 잃어버린 가족의 사망신고를 하는 느낌은 어떠할까???
이렇게 저렇게 누구 하나 우여곡절이 없는 이가 없다.
다행히,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대로, 산 사람은 산 사람대로 잘 살고 있다.
다만, 23년동안 실종상태에 있던 분이라 상가집이 썰렁하다.
친구들끼리 그저 떠들고 마시고 하다 왔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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