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드디어 호랑이 꼬리를 따라 도는 첫 여행이다.
조금 지나 경주에서 드디어 포항으로 들어섰다.
시내는 아니지만 행정구역상으로 경주를 벗어나 포항에 들어서는 순간이다.
아침의 햇살과 바다와 바람과 등대는 마치 그림같은 풍경을 보여준다.
이곳 포항의 바다는 저 아래 경주의 바다와 틀리다.


구룡포는 포구다.
포구는 여느 포구와 마찬가지다.
그러나 생김새와는 다르게 포구에서 나는 냄새는 포구마다 틀리다.
포구를 지나 구룡포 해수욕장에 다가서기 전 등대가 보인다.


등대에서 바라보니 거의 270도가 바다다.
등대에 재미있는 낙서가 있다.
남자의 첫사랑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남자의 마지막 사랑이다.”


멋진 말이다.
그 말에 공감을 하면서 사진을 몇 컷 찍었다.
그리고 다시금 되새겨봤다.




첫사랑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마지막 사랑이라……
마지막 사랑은 몇 번이나 계속될 수 있지 않을까???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구룡포 해수욕장이 곧 나왔으나 들릴 겨를이 없다.
1시간 늦게 출발하고 예상보다 늦었으니까….


그리고 나의 목적은 해수욕장 관광이 아니지 않은가.
구룡포에서 등대박물관이 있는 대보까지 가는 길에 해안도로가 있다.
멋있는 해안도로.
국도를 따라가다 해안도로 표지판을 보고 국도에서 내려와 만난 해안도로는
등대박물관까지 쭈욱 이어져 있었으며 제주도의 그것만큼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멋있었다.
특히나 그 파도.




차도 거의 없는 해안도로는 방파제처럼 되어 있었고
그 옆을 시원하게 일렁이는 동해의 파도 때문에 동영상까지 담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도착한 호미곶.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다.
다들 사진을 찍길래 나도 왔다는 흔적을 남기기 위해 덩달아 한 컷 셀프, 부탁 한 컷.








원래는 등대박물관도 구경하려 했지만 시간이 없다.
12 넘었다. 발길을 재촉하려다 호미곶 유래 표지판과 그 옆의 미니 등대 모형을 보고
다가가 사진을 찍었다.
(찍을 땐 몰랐는데.... 이렇게 찍고 보니... 이거 진짜 모형 맞나 싶을 정도로 잘나왔네...)
그리고 다시 Start.
대보항에 도착해 냉면을 먹고 건전지와 담배를 사고 다시 출발했다.
이제 호미곶을 지났기 때문에 다음 목적지는 포항이 된다.


아마도 저 바다 너머에 보이는 저 땅이 아닐까....
오늘의 최종 목적지는 포항을 지나 칠포나 월포, 대진해수욕장이 되겠지
그러나 이때까지 앞으로 해안을 따라 내가 얼마나 많은 고개를 넘어야 할 지 모르고 있었다.
그저 계속 오르락 내리락 하다가 순간 나타난 꽤 높은 오르막길….
게다가 시간은 두 시를 향하고 있다.
아무래도 이 오르막길은 심상치 않다.
두 시의 태양빛이 가장 무섭기 때문에 여기 올라가다간 바로 낙오할 것 같다.
가게에 들러서 쉬다 갈 겸 그늘막에 앉았으나 당연 눈치가 보인다.
사실은 이온음료를 사려 했는데 이온음료는 없고….
물은 사놓은게 있고….
그냥 덥고….. 해서 2 까지 쉬다 갈 요량으로 냉장고를 다시 연 순간 눈에 들어온 맥주!!!!
노가다 할 때 여름에 쉴 때 마시는 술은 맥주나 막걸리다.
겨울에는 소주고
일단 맥주 한병을 꺼내다가 평상에 앉아서 주인이 주는 컵에다가 따라 마셨다.




키햐~~~ 이렇게 시원할 수 가 없으리….
게다가 주인 가족들이 모여 먹는 수박 한조각 까지….
충분히 쉴 수 있었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후 2시 25 출발을 준비했다.
샌달을 아쿠아슈즈로 갈아신고 출발하려는데….
아까 주인이 말한 것 처럼 오르막길의 끝이 너무 안보인다.




타다 내려서 끌다 쉬다 타다 내려서 끌다 쉬다를 몇 번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내리막길이 나온다.
이 내리막길은 어제와는 틀리다.
비도 오지 않고 너무 꾸불한 길도 아니며 저 아래쪽에 차들이 올라오는지를 볼 수 있다.
길도 미끄럽지 않고 물기도 없고….
최적이다.
다만 뒤따라 오는 차들을 조심해서 브레이크만 잡으면 된다.
그렇게 언덕을 쏜살같이 내려오고 그것보다 아주 약한 두어개의 언덕을 내려올 즈음….
포항의 동쪽 경계선인 술미지역이 나타났다.
과연 바다 건너로 왼쪽으로 포항제철이 보인다.
막 구름이 끼기 시작한 바다위로 어렴풋이….
바다 건너 정면이 내가 가야할 곳….
아늑히 멀다. 저기까지 몇시간만에 갈 수 있을 것인가….
시간은 어느새 세시 반이 다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