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제목 : 남자사용설명서 (장르 : 코미디, 상영시간 : 116분)


제가 보기엔 이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라 '코미디'입니다. 

끝.


이라고 하기엔... 너무 짧으니 몇 마디 더 하겠습니다.


인상적인 오프닝으로 시작한 이 영화는 단적으로 '웃기기로 작정하고 만든 약빤(?) 로맨틱 코미디' 영화입니다.

최보나(이시영)와 이승재(오정세)의 로맨틱한 내용도 있지만,

말 그대로 후즐근한 여자가 남자들 사이에서의 남자들을 잘 사용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하는 영화입니다.

어떻게 보면 아주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어서 좀 씁쓸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너무 진지하지 않게 코미디로 잘 나가서 좋았습니다. 


제 직무가 그래서인지, 사회에서의 여성으로서의 성공은 정말로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그리고 여성을 동료나 같은 사회인이 아닌 '여성'으로만 바라보는 남성들에게도 문제가 많긴 합니다.


이 영화에서는 그런 여성과 남성들을 너무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지만 너무 깊게 들어가지 않고

비디오 '남자사용설명서'를 이용하여 다큐멘터리가 아닌 코미디로 잘 승화시켰습니다.

(광고회사 여자후배가 그런 의미로 활용되었고, 남자선배가 그런 의미로 활용되었었죠.)


다큐로 들어가지 않은게 다행입니다. 그러면 여론은 난장판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면 코미디가 아니죠.

적절하게 끊고 적절하게 이용하고 적절하게 주제를 다뤄서 나름 좋게 나왔습니다.

다만 조금 불편한 부분은 확실히 불편했어요. 

(특히나 개인적으로 찌질대는 남자가 싫은데... 가장 상처받기 쉬운 말을 여자에게 해대는 순간이 가장 싫었죠.)


영화는 꽤 재밌고 웃기고 즐길만 합니다.

새로운 형식의 코미디이기도 해요.


개인평점 : 3.5 ★★★☆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Silver Linings Playbook) (장르 : 로맨틱, 코미디, 멜로. 상영시간 : 122분)


이 영화가 왜 로맨틱 코미디 멜로물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마지막을 생각하면 로맨틱 멜로물이 맞지요)

저는 이 영화의 마지막 전까지 아주 슬프고 힘겹게 봤습니다.


남자주인공 펫은 아내의 외도를 목격하고 순간 욱 해서 폭행하는 바람에 직장을 잃고 정신병원에까지 들어갑니다.

결국 치료 도중 법적인 기간 종료로 의사의 충분한 소견을 받지도 않고 어머니의 도움으로 집에 돌아오지만

이미 부인인 니키는 집을 떠난 상태입니다. 

펫은 스스로 긍정의 힘을 외치며 니키와 자신이 다시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 믿고 남들에게 이야기하지만

자신의 결혼식때 나왔던 노래를 들으면 다시 절제할 수 없는 화를 냅니다. 


펫의 말을 들어보면, 긍정의 힘이 아니라 자아도착이나 정신착란(?), 과대망상 등을 겪고 있는 환자입니다.

자신의 말만 하고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으며 타인의 사정은 생각하지도 않고 그냥 입으로 뱉어냅니다.

물론 그것이 잘못인 줄을 알면서도 스스로 조절을 하지 못합니다. 

티파니에게 '남편이 죽었다'라는 사실을 자기도 모르게 (욱해서) 말을 하고 사과합니다.

친구에게도, 부모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웃기는 장면도 있겠지만, 이 정상적인 범주에서 벗어난 남자주인공을 보면 애처롭고 아픕니다. 

그에게는 '니키가 여전히 자신을 사랑한다. 니키는 여전히 자신과 살고 싶어 한다'가 최우선입니다. 


여자주인공 티파니는 남편이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그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애정을 갈구합니다.

회사의 모든 남자들과 섹스를 하고 그 결과 회사에서 해고당합니다. 

그녀는 외로움을 이기기 위해 남들에게(특히 남자들에게) 무언가를 해주고 싶어합니다. 

남자들이 여자에게 원하는 건 한가지 뿐이죠.  

그래서 그걸 해주는데도 결과적으로는 남자들이 그녀를 회사에서 쫓아버리고 소문을 내고 경멸하면서도 갈구합니다.

(그녀를 갈구하는 게 아니라 그녀와 자는 것을 갈구하는거죠)


그런데 이 남자 '펫'은 다릅니다. 

자신의 가슴을 빤히 바라본 것으로 보아 자신을 원하는 것 같아 자자고 했는데 

결혼했다면서 안잔다고 합니다. 그래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을 걸레취급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죽은 남편을 이야기하며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하고..

자신과 비슷한 약과 또 다른 약을 먹으면서 정신이 헤롱헤롱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몇 번을 다가서도 이 남자는 거리를 둡니다. 

어떨 땐 딴 사람에게 자신의 상황... 날개가 꺾인 상태에서 치료를 끝내고 다시 날아오르기 위한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하면서 더이상 상처주지 말라고 합니다.


이 두 사람은 환자입니다. 

이 두 사람을 보는 상황이 너무 맘이 아픕니다. 


하지만

영화는 생각보다 아름답고 예쁘게 흘러갑니다. 




영화를 보신 몇몇 분들은 최고라고 손을 꼽습니다.

저에게도 아주 좋은 영화이지만 다소 아쉬운 부분은 있었습니다. 

위에 적은 진지한 글 때문이 아니라, 너무 갑작스럽게 로맨틱 멜로로 변화되는 부분 때문입니다. 



(이하 스포일러 일부) 


펫이 티파니를 깨닫는 부분에서 마지막까지가 너무 짧게 뜬금없이 지나갔습니다. 

또한 티파니를 깨닫는 부분을 자막 없이 보여줘서 관객들의 감정이입이 부족하거나 뜬금없이 느껴진 것 같습니다.

자막이라도 한줄 처리했더라면 더 이해가 쉽게 되었을 텐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제니퍼 로렌스 팬입니다. 

2010년의 제가 본 영화중 외화 최고를 '윈터스 본'으로 뽑았으며 그때부터 이 배우를 눈여겨 봤습니다.

그러다 X맨 퍼스트 클래스에서 한번 더 보고, 헝거게임으로 보고, 비버를 보면서 이 배우를 찜했습니다.


이 영화도 제니퍼 로렌스가 나온다고 해서 보려 마음먹고 있었는데...

이날, 예매했던 헨젤과 그레텔을 취소하고 바로 이 영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예상했던 로맨틱 멜로가 아닌 저에게는 상처입은 사람들끼리 서로 치유해나가는 영화라 느껴졌습니다.



개인평점 : 4.0 ★★★★





이번 주 볼 만한 영화도 꽤 많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