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개성공단 안에서...

2005. 11. 23. 21:08
개성공단까지 새로 뚤린 도로를 가는 도중,
왼쪽과 오른쪽에 전혀 새로운 언덕이 나온다.
풀한포기 보이지 않는 메마른 땅...
참호.
여기가 바로 북측이로구나...
개성공단 안에 발을 내딛는 순간
불어오는 바람과 흙냄새...
이건 다시 군대 온 기분이야~
개성공단은 일종의 분지처럼 되어 있다.
산과 산으로 멀리 둘러싸여져 있고
남쪽으로는 언덕같은 곳이 두어개 있어서...
공단 안에서는 바깥이 보이지 않는다.
참 기가 막히다.
얘기 들으니... 자그마한 동산들 다 깎아내고 만들었다두먼....
휘휴~
관리위원회 근처의 식당.
식권을 내고 밥을 먹는데....
아마도 식재료는 남측에서 올라온 듯 하다.
다만 조리원이 북측 녀성 근로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헛~!
예쁘다.
아름답다.
편의점.
24시간 편의점이 있다.
그런데 문은 저녁 8시에 닫는다.
점심때 갔을 땐 남측 남자직원이었는데
저녁 먹고 술을 사러 들렀을 땐 북측 녀성 직원이 두명이 있다.
헛~!
예쁘다.....
사진은 함부로 찍지 못한다.
특히나 북측 사람 사진은 허락을 받고 찍어야 하며,
함부로 찍진 못한다.
오후 3시 반.
앞 공장에서 수백명의 북측 근로자(녀성)들이 나와
10여분간 인민체조를 한다.
인민체조가 맞나? 우리 국민체조 같은....
참 부드럽고 아름답게 한다.
하늘하늘... 하늘하늘....
창문을 통해 그들의 모습을 본다.
웃는다.
남성도 서로 이야기 하면서 웃고
녀성도 서로 이야기 하면서 웃고...
밝다.
밝다.
식당에선,... 흥얼거리는 노래소리마저 들린다.
목소리도 좋다.
차가 지나간다.
아스팔트 위의 먼지가 새하얗게 차 뒤로 피어오른다.
먼지가 너무 많다.
제복입은 세관원들이나 군인들은 좀 무섭다.
개성공단은 펜스로 둘러쳐 있어서 그 바깥으로 나가진 못한다.
펜스로 둘러쳐진 수용소인가?
북측 근로자들은 관리위원회에서 준 버스로 개성시까지 통근한다.
버스 기사도 북측 근로자들이다.
늦게까지 연장작업하거나 밤새 철야를 하기도 한다.
버스는 미리 시간에 맞춰 관리위원회에 신청을 해야 한다.
개성공단에서 나의 일과....
아침 기상
아침 식사
오전 업무(문서작업)
점심 식사
오후 업무(문서작업)
저녁 식사
잠깐 업무(문서작업)
주재원 숙소로 들어가 씻고 술한잔...
취침.
편의점에서 싼 건 술과 담배다.
캔 맥주 하나가 1달러,
담배는 한갑으로 안팔고 한보루로 파는데
25,000 원 하는 담배가 19달러인가?
여긴 1달러가 약 1,000원이라고 생각하면 됨.
개성은 달러만 취급.
관리위원회 옆에 우리은행 환전소가 있네...
대신 생필품은 좀 비싼 듯.
안주거리는 별로 없음.
편의점 안에서는 북측 물건을 팔지 못함.
개성공단의 첫인상.
1. 썰렁하게 춥네...
2. 군대온거 같아...
3. 산이 멋있다......
산은 진짜 멋있어 보이네..
휘휴.....
앞에 있는 산은 무서워 보이지만...
저 멀리 개성시 쪽으로 있는 바위산은 진짜 멋있어 보이네....
에효~~~
11월 5일 산에 가본게 마지막인데...
에효......
사진도 못찍고...
진짜 유배생활인가???
히잉... 산에만 보내주면... 살만 할텐데.... 히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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